최원대
메타에서 만든 스레드에는 '스하리'라는 은어가 있다. 스레드 팔로우, 하트, 리포스트(공유)를 합한 말이다.
주로 댓글에 '스하리'라고 남기는데, "나 당신 계정 팔로우했고, 하트와 리포스트까지 남겼다"라는 뜻이다. 이 말엔 '당신도 내게 그렇게 해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반하리'라고 한다.
한편, <1000명 프로젝트>라는 키워드와 함께 '서로 팔로우하며 함께 계정을 키우자'는 캠페인도 있다. 이 문화는 한때 '스레드 수익화'라는 소문에 힘입어 유행처럼 번졌다.
문제는 이 댓글을 받은 사용자들 반응이다.

스하리를 외치고 다니면 일정 수준까지는 팔로워가 금방 모인다. 팔로워가 필요한 이들끼리 만나게 되니까. 똑같이 '스하리'를 외치고 다니는 사용자들은 '반하리'로 답한다.
그러나 정작 소통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은 이 키워드를 보는 즉시 차단을 해버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정에는 차단이 누적될 것이고 피드와 팔로워들은 허황된 숫자에만 집착하는 이들만 남게 된다.
소통 중심의 매체에서 숫자에만 집착하면 진짜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비즈니스 목적이라 하더라도 계정 신뢰도가 떨어지므로 원하는 성과를 얻기도 힘들어진다. 결국 언발에 오줌누기다. 당장 늘어나는 팔로워에 재미를 느끼다간 결국 동상 걸리기 십상이다.
스하리를 싫어하는 사용자들은 애초에 이 키워드가 보이지 않게 금지어로 설정해두기도 한다. 열심히 댓글 달아봐야 보이지도 않는단 소리다.
한때는 스레드 분위기를 모르는 신규 유저를 위해 친절히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몇 번 해봤는데, 그래도 열심히 외치고 다닌다.
심리학에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는 말이 있다. '처음 들은 정보를 가장 잘 기억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것이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치 그 정보가 진리인 양 여기고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최소한의 검증도 하려 들지 않는다.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해석할 때 기존 지식을 활용하는데, 처음 들은 정보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맥락 효과(context effect)라고 한다.
'스하리'와 맥락은 다르지만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 해시태그는 검색 노출에 큰 영향이 없고, 특히 본문에 있을 경우 모바일에서 방문자를 이탈시킬 위험이 있다. 강의 때 쓰지 말라고 몇 번을 강조해도 기말 과제까지 쓰는 사람은 끝까지 쓴다. 본문에 해시태그를 남발하는 다른 사용자들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SNS를 사용하는 목적은 개인마다 다르다. 크게 일상의 기록과 소통이라는 개인적 목적과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비롯해 판매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도 많다. 사업에서 SNS를 활용해 성과를 내려면 그 매체가 가진 특징, 특히 알고리즘을 비롯해 사용자들이 만든 고유의 문화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열심히'가 아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악수는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인사법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중동 문화권에서 이성 간에는 결례가 될 수 있다. 그 나라 문화도 모르는 채 열심히 악수를 청하고 다녀서는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