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호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의 으뜸전각 인정전이 한 달간 내부를 공개한다.
인정전 내부 살펴보는 관람객들(25.3.)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3월 4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창덕궁 인정전 내부 특별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존 해설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되며, 평소 외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정전 내부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중심 전각이자 궁궐의 정전으로, 왕의 즉위식과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 접견 등 국가의 중대 의례가 거행되던 상징적 공간이다. 겉모습은 2층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위아래가 하나로 트인 통층 구조로 조성돼 장엄함을 더한다. 천장 중앙에는 구름 사이를 나는 두 마리 봉황이 조각돼 왕권의 권위와 정전의 위상을 드러낸다.
전각 깊숙한 곳에는 왕이 앉던 어좌가 놓여 있고, 그 뒤편에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가 펼쳐져 있다. 일월오봉도는 임금이 다스리는 세계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조선 왕실 권위의 시각적 표상이다. 1907년 순종이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인정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전등과 유리창, 커튼이 설치되고 바닥도 전돌에서 마루로 교체됐다. 전통 궁궐 건축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요소가 더해진 전환기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운영 방식이 다르다. 매주 수·목요일에는 기존 정규해설과 연계해 한국어와 외국어로 진행된다. 한국어 해설은 오전 9시 30분, 영어는 오전 10시 15분, 일본어는 수요일 오전 11시, 중국어는 목요일 오전 10시에 운영된다. 금·토·일요일에는 궁궐 내 관원들의 업무 공간을 탐방하는 ‘창덕궁 깊이보기(궐내각사)’ 심화해설과 연계해 오전 10시 30분 한국어로 진행된다.
쾌적한 관람 환경과 목조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회당 입장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수·목요일은 정규해설 참여자 가운데 현장에서 순차 입장한다. 금·토·일요일은 궁능유적본부 통합예약 누리집을 통한 사전 예약자 15명과 65세 이상 현장 접수자 5명만 참여할 수 있다. 현장 접수는 창덕궁 관람지원센터 안내데스크에서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비가 올 경우에는 목조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인정전 내부 관람이 취소될 수 있으나, 기존 해설 프로그램은 정상 운영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창덕궁 입장료는 별도다. 자세한 사항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이나 전화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창덕궁관리소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이 궁궐 중심 공간의 역사적 의미와 건축적 가치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각 내부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해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운영해 세계유산 창덕궁의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